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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중장년 디지털 문제 해결: 설명을 바꿨더니 부모님 반응이 달라졌던 이유

📑 목차

    설명을 바꿨더니 부모님 반응이 달라졌던 이유

    부모님께 스마트폰을 알려드리면서, 나는 한동안 “무엇을 설명할지”에만 집중해 왔다.
    어떤 기능을 먼저 말해야 할지, 어디까지 알려드려야 할지, 어떤 부분을 생략해야 할지 같은 것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중요한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부모님·중장년 디지털 문제 해결: 설명을 바꿨더니 부모님 반응이 달라졌던 이유

    설명을 듣는 쪽의 반응을, 나는 거의 보지 않고 있었다.

    부모님이 고개를 끄덕이시면 이해하셨다고 생각했고, 다시 질문이 나오면 “아직 익숙하지 않으셔서”라고 넘겼다.
    그러다 보니 설명은 점점 늘어났고, 부모님은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 변화가 설명 때문이라는 사실을, 나는 꽤 늦게서야 알아차렸다.

    계기가 된 건 아주 사소한 순간이었다.
    부모님께 사진을 보내는 방법을 다시 설명하던 날이었다.
    이미 몇 번 알려드렸던 내용이었고, 나 역시 익숙한 흐름대로 설명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명을 하면서, 부모님 표정을 유심히 보게 됐다.

    부모님은 화면을 보지 않고, 내 말을 먼저 듣고 계셨다.
    마치 “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를 미리 예측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때 나는 설명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처음으로 설명 방식을 바꿔봤다.
    기능부터 말하지 않고, 상황부터 이야기했다.

    “지금 이 사진을, 아까 이야기했던 그 사람한테 보내고 싶은 거지?”

    부모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리고 화면을 다시 보셨다.
    이전에는 설명을 따라가느라 바빴던 시선이, 이번에는 화면에 머물러 있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설명을 바꿨을 뿐인데, 부모님 반응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질문이 줄어든 게 아니라, 질문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거 다음엔 뭐야?”가 아니라, “그럼 여기서 이걸 누르면 되는 거지?”라는 질문이 나왔다.

    나는 그 순간 알게 됐다.
    부모님이 이해하지 못했던 건 기능이 아니라 설명의 출발점이었다는 걸.

    그동안 나는 늘 ‘이 버튼은 이런 기능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 필요한 건 ‘지금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확인이었다.
    그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능 설명은 그저 흘러가는 말일 수밖에 없었다.

    설명을 바꾼 이후로, 부모님 태도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전에는 설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셨다면, 이제는 중간에 “아, 그러면 이건 이런 거네”라고 스스로 정리하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은 나에게 꽤 큰 신호였다.

    부모님이 더 이상 설명을 ‘시험’처럼 듣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틀릴까 봐 조심하는 모습 대신, 확인하면서 따라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작은 변화가, 설명의 분위기 자체를 바꿔놓았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설명을 잘한다는 건, 많이 아는 걸 차례대로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서 있는 위치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라는 걸.

    설명을 바꿨다고 해서 부모님이 갑자기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쓰시게 된 건 아니다.
    여전히 헷갈리는 부분은 있었고, 같은 질문도 다시 나왔다.
    하지만 분명 달라진 점이 하나 있었다.

    부모님이 더 이상 “이거 내가 해도 돼?”라고 묻지 않으셨다는 점이다.
    대신 “이렇게 해보면 되겠지?”라고 말씀하셨다.
    그 차이는 아주 작아 보이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그 변화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서다.
    설명을 바꿨더니 부모님 반응이 달라졌던 이유는, 기술이 쉬워져서가 아니라 불안이 조금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도 설명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무엇을 설명할지보다 어디서부터 설명할지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그 선택 하나가, 상대의 반응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다는 걸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