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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 가장 오래 걸린 부분
부모님께 스마트폰을 알려드리면서, 가장 먼저 고치고 싶었던 건 기능 사용이 아니었다.
문자를 보내는 방법이나 전화를 거는 순서보다, 나는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대할 때 보이는 조심스러운 태도가 더 마음에 걸렸다.

실수할까 봐, 괜히 눌렀다가 이상해질까 봐 항상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모습 말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했다.
“실수해도 괜찮다는 걸 알려드리면 훨씬 편해지실 텐데.”
지금 돌아보면, 그 생각 자체가 또 하나의 착각이었다.
부모님에게 “괜찮아”라는 말을 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잘못 눌러도 괜찮고, 다시 돌아오면 되고, 고장 나는 거 아니라고 몇 번이고 말했다.
나는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모님 행동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나를 한 번 쳐다보셨고, 조금이라도 화면이 바뀌면 손을 떼고 기다리셨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괜찮다’는 말은 설명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걸.
부모님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부분은 ‘실수의 결과’를 이해시키는 게 아니라 실수 이후에도 혼자가 아니라는 걸 믿게 하는 일이었다.
어느 날은 부모님이 문자를 보내다가 의도치 않게 엉뚱한 화면으로 넘어가신 적이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나를 부르셨을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잠시 멈춰 계시더니, 천천히 화면을 다시 살펴보셨다.
“이상해졌는데… 다시 돌아갈 수 있지?”
부모님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미 손가락을 움직여 보고 계셨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나는 괜히 옆에서 말을 얹지 않았다.
몇 초 후, 부모님은 원래 화면으로 돌아오셨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 이래도 되는 거구나.”
그 한마디는 내가 그동안 아무리 설명해도 얻지 못했던 반응이었다.
그때 알게 됐다.
부모님에게 필요한 건 ‘괜찮다는 말’이 아니라 괜찮았던 경험의 축적이라는 걸.
그 이후로 나는 부모님이 실수하셨을 때 바로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위험한 상황은 제외했지만, 사소한 실수 앞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내가 대신 해주면 10초면 끝날 일을, 부모님은 1분 넘게 붙잡고 계시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도와주는 게 맞나, 기다리는 게 맞나’를 속으로 계속 저울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 행동에 아주 미세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에는 나를 먼저 부르던 순간에, 이제는 한 번 더 직접 눌러보셨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도 바로 포기하지 않고 “아까처럼 하면 되지?”라고 말하셨다.
그 말에는 불안보다 기억이, 두려움보다 경험이 더 담겨 있었다.
그 변화는 하루아침에 온 게 아니었다.
몇 번의 실수, 몇 번의 확인, 그리고 몇 번의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는 경험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다.
나는 그제야 이해하게 됐다.
부모님이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 가장 오래 걸린 부분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였다는 걸.
스마트폰을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신뢰가 아니라, 실수해도 누군가 옆에 있다는 신뢰, 그리고 혼자서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신뢰 말이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그 과정이 얼마나 느리고, 얼마나 기다림을 요구하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실수가, 누군가에게는 큰 용기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부모님은 실수하실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기다리지 못하고 끼어들고 싶은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 시간을 떠올리려고 한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 가장 오래 걸렸던 이 과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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